조화로운 삶

마블비치 2006. 4. 25. 13:08

누구나 흔히... '나이 들면 시골에 내려가 농사나 지으며 살아야지' 쉽게 말하지만, 나는 나이 들어도 그렇게 살기는 싫다고 생각했었다.

 

공기좋고 정겨운 시골이 좋긴 하지만, 농사라니... 난 벌레도 너무 싫어하고 뙤약볕에서 일하는 건 더더욱 싫어하니 그렇게 살 수 없을거라고 단정짓곤 했다.  

그 흔한 농활도 한번 가보질 않았고, 여름 방학 때 진행되는 발굴현장에서 줄행랑을 친 적도 있으니까. ^^;

 

그런데 헬렌 니어링이 그의 남편 스코트와 교수직을 버리고 산골 버몬트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간 삶을 접하곤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들은 감상적이거나 충동적으로 그런 삶을 택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사상과 의지대로 그러한 삶을 적극적으로 선택했다. 전문서적을 읽어가며 철저한 계획 하에 농작물을 심어 주위의 농부들보다 수확량이 좋았고, 자신들이 살 돌집도 전문가 손길 못지않게 지어내곤 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그들은 정해진 시간에만 노동을 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전 3~4시간만 농사를 짓거나 다른 일들을 하고, 그 이외에는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는 등 자기 시간을 가졌다. 혹 농작물이 말라가거나 더 일을 해서 수확량을 늘릴 수 있다해도, 그들은 정해진 시간 외에는 노동을 하지 않았다.

 

수확에 대한 욕심을 버림으로써 자기 자신에게 더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이다.(그럼에도 과학적인 농사 방식 덕택에 그들의 수확량은 주위 농부들보다 월등했다)

 

늘 천연재해에 시달리는 농작물에 애태우고 더 많은 수확량을 얻기 위해 뼈빠지게 일하는 주위 농부들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태도였다.

 

그러한 사고 방식과 과학적인 접근을 갖고 살 수 있다면 농사를 짓고 사는 것도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먹는 음식의 양이나 조리 방법을 철저히 지키고 .. 땔깜을 때더라도 정해진 방식 하에 때는 등... 엄격한 기준 하에 사는 그들의 삶이 좀 숨막히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사상과 삶의 방식대로 살아간 그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 책을 읽다가 그들이 마치 수도승과 같다는 생각도 잠시 들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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